2019.12.26. 스타트업투데이 | 발레앤모델 최준석 대표, ‘크라우드 펀딩계 신화’에서 ‘국내 최초 발레학교’를 꿈꾸는 여정

관리자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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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앤모델 최준석 대표 인터뷰


발레앤모델 최준석 대표. (출처: 발레앤모델)

발레앤모델 최준석 대표. (출처: 발레앤모델)



[스타트업투데이] “2017년 1월 발레앤모델이 크라우드 펀딩 세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때부터 단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 현재 발레앤모델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500여명이다. 두 달 사이 200명이 늘었다. 투자자의 80%를 직접 다 만났다. 스타트업 중 가장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다. 그렇기 때문에 ‘2019년을 빛낸 스타트업’에 선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은 1억 원 정도의 투자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발레앤모델은 크라우드 펀딩이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금액까지 모두 합산해 총 3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40억 원을 가뿐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레앤모델 최준석 대표에게 <스타트업투데이>가 뽑은 ‘2019년을 빛낸 스타트업’에 선정된 소감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크라우드 펀딩 누적 금액 1위, 키자니아 서울(잠실 롯데월드 점) 입점, 현대카드 스튜디오블랙 대표기업 선정, 현대카드 퍼플 서비스 제휴, 신용보증기금 10억 원 약정서 발급 등. 발레앤모델이 짧은 시간 동안 이뤄온 눈부신 성과들은 한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내디딜 발걸음이 더 빛날 발레앤모델 최준석 대표를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

 

2017년 1월, ‘진짜 사업가’ 되다

최 대표는 볼쇼이발레학교 재학 시절, 자꾸만 한계에 부딪히자 학교 정원 한가운데 앉아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국내에는 왜 볼쇼이발레학교 같은 학교가 없을까?” 이러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최 대표는 발레학교의 역사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한국에도 발레학교를 설립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발레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 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발레는 투자의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최 대표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2017년 1월, 크라우드 펀딩에 처음으로 사업을 공개한다. 최 대표는 “이때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진짜 사업가’가 됐다”고 말했다.

“발레리노 경험, 큰 도움돼”

최 대표는 발레리노로서의 활동 경험과 지식이 발레앤모델 창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업가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아이템을 찾고 사업에 나선다. 그러나 나는  잘하고 자신있는 주종목 분야를 사업화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사업모델이 생소해 투자자들에게 더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발레리노로서의 경험뿐만 아니라, 모델라인 러시아지사 최고운영책임자로서의 경험 역시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2007년 개최된 ‘KT&G 에쎄 골든 리프 이상봉 에디션 출시 및 모스크바 론칭 쇼’에서 러시아지사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무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1년에 한 번만 러시아지사로 활동하며 패션쇼를 기획·총괄하면 됐기 때문에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러시아지사를 맡게 됐고, 이때 본격적으로 사업을 배웠다.”

 

국내 첫 발레학교 설립을 목표로

최 대표는 4~7세의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발레앤모델의 교육에 주목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발레앤모델은 국내 첫 발레학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유치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발레 초·중·고·대학교를 모두 설립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그는 “발레앤모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은 ‘발레와 영어를 어떻게 결합했느냐’고 묻는데, 발레를 영어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볼쇼이발레학교처럼 교육과정에 발레라는 특수 교육을 포함시켰다. 당연히 일반 교과목도 공부한다. 한 마디로 국제학교라고 보면 된다. 발레앤모델의 공간에 들어오면 한국어는 쓸 수 없다. 유학 온 것과 같다. 외국 발레학교에 유학 와서 모든 것을 영어로 공부하고, 볼쇼이발레단 혹은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구성된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게 되는 것이다.”

최 대표는 무엇보다도 발레가 유아기 신체 발달과 지적 능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레앤모델 유치원에 들어온 아이들은 매일 키를 재는데, 6개월 만에 10cm가 큰 아이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최 대표는 “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언어를 포함해 외형 등 모든 것을 갖추도록 한 뒤 졸업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3월 첫 오픈부터 7월까지 매달 한 반씩만 개설했고, 한 반에 절반의 인원만 채웠다. 최 대표는 “발레앤모델은 1~2년만 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100년을 가야 할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신을 밀고 나가고 있다. 회사의 처음 1~3년의 이미지가 평생을 간다. 3년까지는 아이들에게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보육원 아이들을 생각하다

발레앤모델의 교복은 이상봉 디자이너가 디자인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러나 발레앤모델의 교복이 탄생하게 된 이면에는 슬픈 사연이 숨어 있다. “발레앤모델의 슬로건은 ‘또 하나의 롤모델을 만들기 위해’이다. 아이들을 발굴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다. 발레앤모델에서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을 발굴하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교복을 입혀 놓으면, 아이들이 고아인지, 부잣집 자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교복을 만들었다. 

발레앤모델에서 교육을 받고, 볼쇼이 발레학교로 유학을 간다든가 혹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 아이의 부모님은 반드시 나타난다. 돈을 헌납해서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보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 진정한 사회적 기업이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고아가 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긴 침묵 끝에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 역시 아주 어렸을 때, 고아원에 버려진 적이 있었다. 대구에 살았던 6살 때 아버지가 서울로 여행을 가자고 했고, 서울에 있는 고아원에 도착하자 아버지는 열 밤만 자면 온다고 약속한 뒤 떠났다. 

그러나 열 밤이 가까워 오자 ‘부모님이 데리러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과 불안은 심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른 보육원으로 옮겨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보육원으로 뛰어들어왔는데, 바로 ‘어머니’였다. 그는 이러한 뼈아픈 경험으로 인해 늘 고아가 된 아이들이 마음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발레는 돈이 없으면 하기 쉬운 종목은 아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있다. 발레앤모델에서는 모든 투자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발레앤모델 교육 과정 50% 할인권을 제공했다. 그런데 많은 투자자들이 이 할인권을 자신들의 자식을 교육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고아가 된 아이들에게 양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투자자들이 50% 할인권을 양도하면, 나머지 절반에 달하는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할 예정이다.”


발레앤모델 내부. (출처: 발레앤모델)

발레앤모델 내부. (출처: 발레앤모델)



180도 인생이 바뀌다

최 대표는 살아오면서 이렇게 아픈 경험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다. 첫 크라우드 펀딩 세계에 등장했던 2017년 1월, 그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최 대표는 코엑스에서 열린 청년 창업 콘서트에 참석했다가 와디즈 최동철 부사장을 만난 순간이 여전히 눈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크라우드 펀딩계의 전설로 불리는 그지만,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당시 발레앤모델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최 대표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겼고, 사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문자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그 후 그들을 직접 찾아가 우리나라에 발레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전했고, 투자를 결심했다는 글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크라우드 펀딩과의 인연이 지금의 크라우드 펀딩계 ‘신화’를 만들어냈다.

 

성장이 기대되는 비즈니스모델

최 대표는 직접 그린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며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발레앤모델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발레앤모델의 첫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발레앤모델 유치원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3월 국내 첫 발레학교인 발레앤모델 유치원을 열었다.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1호 발레앤모델 유치원은 발레앤모델 교육 본사인 R&D와 유치원이 결합된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2호 발레앤모델 유치원은 현재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남동에 자리할 예정이다. 유치원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신경·정신과가 함께 있는 콘셉트다. 아울러 최 대표는 발레앤모델을 기반으로 IT 사업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고 귀띔했다.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발레앤모델 유학원으로, 올해 5월 러시아 5대 발레학교 유학원을 열었다. 마지막 비즈니스 모델은 발레앤모델 콩쿠르이다. 2020년 9월, 국내에서 15개국이 참가하는 국제 발레 콩쿠르가 예정돼 있다. 최 대표는 국제 발레대회의 심사위원 섭외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발레앤모델은 외부에서 보면,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시범 사례로 두 명을 세계 5대 발레학교에 보냈다. 사실 공산주의는 워낙 닫혀있다 보니, 믿는 사람만 믿기 때문에 학교에서 졸업생에게 사업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 발레대회 심사위원 라인업을 신속하고 완벽하게 구성할 수 있었던 이유도 출장 갔던 시기에 진행된 국제 발레대회의 심사위원들이 전부 아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현재는 발레앤모델의 콘셉트가 잘 드러나는 발레앤모델 인 한남을 잘 오픈시켜 론칭하는 것이 목표이고, 향후에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IT 사업 역시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최준석 대표는···

한국 남성 최초로 러시아 볼쇼이발레학교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모델라인 러시아 해외지사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냈고, 2010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상봉 패션쇼 기획 총괄을 맡았다. 2016년에는 체코 브르노 콘서바토리(국내 분교) 무용과(발레) 외래교수를 역임했고, 같은 해 키자니아 서울(잠실 롯데월드 점)에서 ‘발레앤모델의 볼쇼이발레학교 스토리’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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